제목 : 인사이드 아웃
내용 : 감정과 단합을 잘하자~!
* 평점 : ★★★★ (스포 조금)
어른들도 보는 애니메이션.
이 애니메이션은 그 공식을 바로 깨버린다.
‘어른들도’ 가 아닌, 어른들이 봐야하는 애니메이션.
이 영화는 애들이 좋아할 줄 알고 데려갔다가
영화가 무서워서 울면서 집에 가자고 보채는 애 때문에
다시는 애들 데리고 안오리라 다짐하는 영화가 될 수가 있다.
실제로도 애들이 무서워 할만한 요소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물론 초등학생 중에도 개인 성향의 차이는 있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눈으로 보는 즐거움보다, 머리와 가슴으로 이해를 해야 하고, 또 기억하고 되새겨야 하고
자신의 어린 기억들을 영화에 대입해봐야 이해가 되는 영화다.
픽사는 역시나 기발한 아이디어로 기발한 영화를 만들었다.
사람의 감정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접근한 5명의 캐릭터가 너무도 적합하게 상호 작용하면서 애니메이션 전체의 흐름을 잡는다.
문제는, 사람의 감정에 대한 심리학적인 접근으로의 풀이가 너무도 정확하여
때로는 영화 스토리를 예측할 수 있는 지경에까지 오는 점이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사실
별로라고 보았다.
게다가 일반뉴스에까지 대놓고 이 영화에 대해 나름 스포를 헤드라인에 걸어놓고 있으니
스토리가 뻔해질 수 밖에 없다.
‘슬픔을 숨기지 말고 드러내자. 어른들도 만화를 본다’
이렇게도 뻔뻔하게 뉴스 포탈 메인에 스포를 퍼뜨리며 영화를 망치는 헤드라인도 없다고 본다.
영화의 스토리와는 별개의 얘기이지만, 하고자 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중간, 중간의 무서운 장면(분위기의 무서움이지, 잔인한 무서움은 아님)때문에
훌쩍이는 아이들이 많았다. 물론 여자아이들.
무섭다고 우는 아이들을 부모들은 하나, 둘 품에 안고 영화관 밖으로 나갔고
몇 몇은 아이들을 달래면서 끝까지 영화를 보고 있었다.
애들이 울면 달래느랴 대화가 오가는 건 애들이 많이 보는 애니메이션관에는 이해할 만한 일.
끝까지 영화를 보는 이유는 둘 중 하나임.
1. 그렇게 견디면서 볼 정도로 아이에게 정말 좋은 영화라서.
2. 영화를 보다보니 엄마 스스로 푹 빠져서. ㅎㅎ
그런 와중 우는 여자 아이를 조근 조근 달래면서 챙기는 자상한 엄마를 발견한다.
‘이거는 기쁨이가 슬픔이를 위해서 그렇게 하는 거란다.. 장기기억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야 해서 그런 거란다.. 또 이거는 슬픔이가 나빠서가 아니란다..
또 이거는 기쁨이가 반드시 기운을 내서 일어날거야. 누구누구도 슬픈 게 있으면 밖으로 표현해야지~’
무서움에 울고 있는 딸을 달래면서 끝까지 좋은 영화를 딸에게 보여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왠지 짠한 느낌도 든다.
그러다 갑자기 옆에 있던, 옆에 있었는지도 몰랐던, 초등학생 아들이 한마디를 한다.
‘그렇게 무서우면 밖에 나가서 울어~! 시끄러워~’
툭 던진 아들의 말에 엄마는 한마디 말로 휘어잡으며 상황을 클리어시킨다.
‘니나 영화나 봐! 동생한테 그런 소리가 어딨어~!!’
울고 있는 동생에게 눈치없이 한마디 했다가 이렇게 바로 혼날 줄 알았다. 아들은 바로 침묵했다.
역시 남자 아이들은 장난꾸러기에다가 쓸데없는 소리 하는 데에는 선수임에 틀림없다.
강하게 한 번에 휘어잡는 게 필요함. 평소에 얼마나 여동생을 괴롭혔는지 안봐도 비디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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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그 아들은 나쁜 기억을 하나, 둘 쌓게 된다.
여러 감정들을 소중히 하자는 영화의 주제와 상반되게 실제 상황에서의 아들은 이렇게
어머니의 부정적인 감정의 대응에 반응하지 않고 속으로 화를 삭히게 된다.
결국 아들에게는, 어린 시절 영화를 보던 그 기억에는 엄마가 여동생만 이뻐하며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던, 나를 배제하는 그 상황에 기분 나빠서 여동생에게 한마디를 하게 된,
그래서 더 큰 부정적인 엄마의 감정을 그대로 떠안게 된 어린 날의 아픈 기억으로 남게 된다.
물론 자라나면서 그 기억은 엄마와 단 둘이 영화를 보러 가던 즐거운 추억이었다고 포장되어 기억되겠지만,
사실상 그의 포장된 마음속에는 그 당시 미워했던 여동생도 매번 같이 갔었고
엄마가 본인에게 자주 화를 냈었던 사실로, 영화를 보러가는 매번 기분이 좋지 않았던 슬픈 기억의 진실이 숨어 있으리라.
언젠가 그 아들은 자라서 결혼을 하고 또 자신의 일곱살 난 아들과 집에서 뒹굴거리며 TV를 보다가
TV에서 오래전 그 옛날 2015년도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애니메이션을 하는 걸 보고 아무 생각 없이 보다가
영화 중간으로 흘러가면서 내용에 몰입되다가 어느 순간 어릴 때의 아픈 기억이 되살아나서 눈물을 흘릴 것이다.
그렇게 속으로만 삭혀야 했던 꾹꾹 담았던 부정적인 감정들이 정화되지 못한 채 감정의 바닥에 시커멓게 쌓여 있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될 것이다.
일곱살 난 아들이 아빠를 보더니 말을 건넨다.
‘아빠. 갑자기 왜 울어?’
‘아.. 아니. 아무것도 아냐..’
아무 것도 아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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