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생각해오던 것이 있었다.

평소 커피 자판기를 자주 이용해오던 필자였기에 이번 기회에 한 번 재미있는 놀이삼아 새로운 걸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보았다.

바야흐로 맛커피자판기 소개 !!

맛집소개도 있고 맛커피점소개도 있는데 맛커피자판기 소개도 나름 괜찮다 싶었다.

바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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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돌아다녔다.

맛있는 커피자판기를 찾기 위해서 여러 곳을 싸돌아다녔다.

맛평가는 절대적이지 않다.

상대적인, 지극히 상대적인 맛평가이기에 추천한 커피자판기에서 오열을 토하는

독자도 있을 수가 있다. 많이 있을 수 있다.

내 돈을 돌려달라고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돌려받고 싶으면 자판기 옆에서 하루 종일 서성이면, 간혹 잔돈을 챙기지 않고 가는

고마운 기부천사 덕분에 잔돈 배출구에서 커피값을 그대로 돌려받을 수가 있다.

그 기부천사는 내가 보낸 것이니 별도 고맙다는 말은 안해도 괜찮습니다.

 

처음 소개하는 곳은 부산시 남구 문현동에 위치하는 부산시민회관에 비치된 커피자판기다.

여기까지만 읽고 바로 튀어 나가다가 길을 잃을 지도 모르는 성급한 독자를 위해서 지도를 첨부한다.

 

ㅁ 장소 : 부산시민회관

ㅁ 주소 : 부산시 동구 자성로133번길 16

ㅁ 지도 사진

 

 

 

 

부산시민회관을 가기 위해서는 동천이라는 하천을 통과해야 한다.

 

 

 

 

 

동천이 갖고 있는 에메랄드빛은 흡사 영국 런던의 템즈강의 빛깔과 비슷하다.

둘 사이의 차이점은 동천은 조금 악취가 날 수가 있는 에메랄드빛이라면, 템즈강은 악취가 좀 조금 나는 에메랄드빛이라고 보면 된다.

결론은 둘 다 악취가 나는 건 동일하다는 점이 아쉽다.

저 앞으로 가면 동천을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다리가 있다.

(뚫어져라 보면 보입니다. 그렇다고 뚫어질 정도로 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평소 바람이 불면 시원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한데, 여기서 바람이 불면 그렇게 미울 수가 없다.

다리 중간 즈음 지날 때 바람이 몰고 오는 그 향기(?)... ... 앞으로 갈 수도 없고, 뒤로도 갈 수 없는 순간에 온 몸을 휘감는 향기(?)로 진퇴양난의 한자(進退兩難) 온 몸의 뒤틈으로 표현하여 쓸 수가 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저번에 동천 가운데에서 뿜어나오던 물분수가 이번에는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분수와 바람의 흠뻑 콤비네이션을 맞으면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얼마전까지 내가 살았던 동네였기에 악취에 대한 묘사는 타인비방이라기 보다는 자기자학에 가깝다고 보면 되겠다. 얼른 개선이 되어야 주변분들도 맘편하게 살아가실거라 생각이 든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동네도 피차 별 차이는 없다고 본다.

(지금은 동천도 바닥갈이를 통해서 많이 개선되었다. 앞으로는 더 깨끗해지리라 봅니다.)

 

 

아무튼 자동차로 여기에 오는 경우에는 멋모르고 이 도로에 주차를 하면,

어디에선가 보이지 않던, 땅속에 계셨는가 싶은, 도로주차 관리하는 아저씨가 뛰어나오신다.

어차피 주차비는 낼 거지만 급하게 튀어나오시는 분에게 왠지 놀라서 도망갈 거 같은 느낌이 든다.

어쩌면 급하게 도망가기 때문에 급하게 튀어나오시는 건 아닌지 논리패러독스에 잠시 빠져본다.

 

도착했다.

 

 

특이한 모양의 의자가 비치되어 있다.

 

 

'살짝 누르세요'

 

자판기에는 설탕프림커피 메뉴가 다행히 있었다. (원래 기본적으로 다 있다)

그 밑에는 살짝 누르세요!’ 라는 문구가 보인다.

맛커피자판기라는 소문이 돌았던 건지 수많은 사람들이 누른 결과로 저런 안내장이 붙어있다. (고 추측해본다)

 

(고급커피) 설탕프림커피 가격 : 400

(일반커피) 설탕프림커피 가격 : 300

 

나는 입이 고급이기 때문에 고급커피를 선택했다.

400원을 넣고 나서 나오는 커피를 한 손으로 들어 본다.

뜨거운 커피향이 코끝을 맴돈다. 뜨겁다는 얘기.

 

 

 

 

커피 표면위에는 담백한 프림이 하얀 소용돌이가 되어 빙그르르 돌고 있다.

마치 아마존강의 범람하는 회오리물속으로 돌아가는 수풀잎들과도 흡사하다.

 

한 모금 마셔보니 그 담백함이 물밀 듯이 밀려온다.

시골집 앞에서 곱게 키워 갈은 콩으로 직접 만든 두부의 연하고 고소한 담백함이 입안으로 밀려온다.

물론 주관적인 입맛이다.

설탕프림커피임에도 설탕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는 반전을 일으킨다.

담백함이 끝까지 가다가 마지막에 달콤함으로 미소 짓는 따뜻한 유머를 느끼게 한다.

 

 

(사진 재탕)

 

의자는 하체가 깊숙하고 안전하게 보호되도록 S 형태로 곡선으로 지어졌다.

깊숙히 앉아서 허리를 의자에 마음껏 의지하고 기대니 뭉쳤던 등쪽의 근육이 스르르 풀린다.

 

땡볕에도 그늘이 있어서 느긋하게 앉아서 커피를 즐길 수 있었다.

물론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 하니 맘편히 쉴 수... .. 점심시간이 끝나가니 얼른 회사로 복귀해야 한다.... -_-

 

 

돌아가는 길에 한번 더 시민회관 정면을 찍어본다.

화면 가득 안에 들어오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 다음에는 광각카메라로 찍어봐야겠다.

 

 

의자에 앉아서 주변 풍경을 찍는 여유를 부려본다....

 

 

 

 

 

맛자판기커피점에서 한껏 여유를 부리고 돌아오는 길에 바라본 동천은,

지나오기 전보다 더욱 더 아름다운 에메랄드색이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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