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근처에는 요근래 급부상한 핫 플레이스가 있다.
물론 클럽이나 물좋은 곳을 의미하고 싶겠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휑한 공터를 밀어내고 국가에서 금융센터라는 부지로 개발을 진행했다.
서울에 본점을 두고 있던 몇몇 금융행정센터를 이전시켜서 외딴(?) 곳, 여기 부산 문현동에 터전을 만들어냈다.
이름하여 부산국제금융센터.
그렇다.
나는 여기에서 맛 커피 자판기를 찾기로 나선 것이다.
시간은 충분히 확보했고, 빠른 탐색으로 자판기를 찾은 후 점심시간내에 회사로 복귀하고자 했다.
비가 온 뒤라 안개가 저 높은 부산국제금융센터를 뒤덮고 있다.
(저 위에 올라서면 비행기가 구름대 위를 올라 서듯 구름이 없이 훤하게 보일까?
(그냥 착각해본다. 어차피 옥상까지 올라가지도 못하는데... 층수로는 63층이다.)
이미 이 곳은 말투가 부산 사투리가 전멸된 상태다.
대략 87.3% 정도가 서울사람이라 이 지대에 들어서면 모든 곳이 서울말투뿐이다.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서울말투다.
(전화가 오면 내가 서울말로 받아야 어색하지 않을 지경이다. "어디냐? 그랬냐? 나 부산에 놀러왔어~")
아무튼 중요한 건 맛 커피 자판기니까 그런 거에 신경을 쓰지않고 그대로 진행하고자 애쓰는데 아.. 여긴 언제나 낯설다 ㅎㅎ
일단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원래부터 근무해오던 서울사람처럼 맛 커피 자판기를 찾으려했으나,
입구부터 신분증 스캔 없이 들어갈 수가 없다.
회전문을 돌려 현관으로 들어가긴 했는데 엘리베이터 앞에 세워진 스캐너 입구 앞에서 서성이다가 회전문을 돌려 그대로 자연스럽게 '밖에 누가 나를 부르나?' 하며 돌아나온다..
누구긴, 누가 부를 것인가.
내가 부르고 내가 나왔다.
( 저 황소가 불렀다고 할까나..)
해당 건물은 특이하게도 엄청나게 붐비는 4층짜리 옆 상가건물과 1층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그런지 다들 별벅스, 파스굳이, 엔젤이 너를?, 탐과탐들 커피숍에서 패셔너블 종이컵으로 커피를 들고 다니고 있었다.
아... 여긴 도저히 자판기가 없겠다. 수준이 다른데.......... 아...
급하게 노선을 바로 옆에 있는 맛 커피 자판기 플레이스로 옮기기로 했다.
나중에 찾아갈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빨리 대체하기로 했다.
이 곳은 바로 이마트 부산 문현점이다.
(원래 홍보를 방지하고자 명칭을 그대로 쓰진 않는 편인데, 요마트, 조마트, 그마트 라고 하면 대체 검색사이트에서 글이 검색조차 되지 않는 슬픈 현실이... 흑흑...)
(이마트 부산 문현점 위치)
아무튼 사진은 이마트 문현점을 나타낸다.
입구에서 들어가자 마자 바로 2층으로 간 후 왼쪽으로 돌리면, 폭풍쇼핑 후 꿀맛휴식을 가질 수 있는 테이블들이 있다.
여기에~!! 드디어 맛 커피 자판기가 있다.
문현금융센터에서 아.. 금쪽같은 시간들을 다 소비해버렸다.
그래도 할 건 해야지.
여기 설탕크림커피는 350원이다.
힘드신 고객님 가계경제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자 가격을 대폭적으로 내렸습니다. 원재료업자와 상생경영을 통한 원재료 인하로 원재료업자만 폭망이 되는 방식으로 고객님께... 이래저래...
400원 -> 350원 (50원 가격 전격 인하!!)
... 라는 문구는 없었다. 그냥 내 머리속이었다.
커피를 맛 본 순간,
나는 문현금융단지를 갈 게 아니라, 어디에 홀린 듯이 여기로 바로 왔어야 했다는 후회가 쓰나미가 되어 물밀듯이 밀려온다.
내 발 밑까지 후회가 넘실거리며 올라오더니 발목까지 단숨에 차버린다.
이러다 내 몸을 덮쳐서 혼자 이 의자에 드러누워 꺽꺽거리다가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를 실성한 사람으로 보고 보안요원을 부를 듯 해서 이정도에서 정신차리고자 한다.
이마트의 영업 정석을 따르는 원칙대로 설탕프림커피 또한 정석을 그대로 지킨 제대로의 맛이었다.
점심시간에 회사를 나서서 맛 커피 자판기를 찾는 물리적인 시간은 30분 밖에 되지 않았는데 마음으로 느끼는 시간은 2시간은 족히 된 듯 하였다.
이렇게 나는 1시간 30분을 벌었으니,
1시간 30분 일찍 퇴근해도 될 터인가?
(이 무슨 황당한 논리인가... 라며 그래도 말은 되네.. 라는 억지를 부리며 슬며시 미소지어본다....)
퇴근시간에는 '자! 다들 야근하자!' 하는 황당한 분위기로 괜시리 1시간30분 더 일을 하고 퇴근을 했다.
아.. 이건 또 무슨 논리없는 논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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