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줄거리 : 휠체어보다 더 빠른 총알
                   (feat. 휠체어 탔다고 무시하지 말 것)
평점 : ☆☆☆
          (모바일 작성이라 꽉찬별 표기가 되지 않아 빈별로 표기합니다)

 

어쩌다 암살클럽이라..
영화 원 영어제목은 kills on wheels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글로 된 영화제목이 영 이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다.
장르분류가 코미디라 되어 있어서 코믹한 면을 부각하기 위해서 '이래 저래 하다보니 어? 나도 모르게 어쩌다 암살클럽에 가입되었네?' 라는 느낌인 듯 한데 그래도 어색하다.
영화를 본 이후에는 이 영화명이 더 어색함을 알 수가 있다.
그냥 영문명 그대로 '킬스 온 힐스'가 네이밍 운율 관점으로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이번 영화는 헝가리 영화다.
대략 좀 더 설명이 들어간 줄거리를 언급한다면,
신체장애가 있어 휠체어를 타고 다니거나 불편한 걸음을 걷는 세 명이 뭉쳐서, 마피아의 살인청부의뢰를 받아 살인을 실행하는 댓가로 돈을 버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헤프닝을 그린 영화임.
굳이 표현하자면 청부살인업자라고 보면 되는데, 전직 소방관을 하다가 다쳐서 휠체어를 탄 주인공을 제외한 이외 2명은 사실 이 역할에 보조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역할의 보조라고 해서 영화에서의 보조는 아님)


ㅁ Good Point : +☆☆☆☆

굿포인트 기술에 앞서, 이 영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 영화가 왜 코미디라는 건지 하는 거였다.
'상상이상의 쿨내나는 액션코미디가 온다' 라는 컨셉으로 영화 포스터 제작과 영화홍보를 하는 셈인데,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 영화 자체의 컨셉이라고 한다면,
영화를 보는 내내 만나게 되는 장애인에 대한 비하(영화가 나쁘게 표현했다는 게 아니라 실상 현실이 그렇다는 얘기)가 넘쳐나는 현실에서 아이러니컬하게도 청부살인을 할 시에는 아무도 장애인을 범인으로 간주하지에 않기에 자연스럽게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음이 이 영화의 컨셉이라고 보면 된다.
(청부살인의 성공요소에서 본다면 가장 좋은 조건이라고 해석)
 
그러나 영화를 보다보면 느껴지는 현실, 장애인에 대한 시비나 무시 또는 장애를 극복하고자 하는 재활센터에서의 모습들이 보다 더 영화속에서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태어날 때부터 다리를 쓰지 못하고 척추가 휘어진 장애를 안고 태어난 다른 주인공(실제 장애인임)은 지속적인 허리통증을 갖고 있었고, 아버지가 가정을 버리고 집안이 가난해지게 된 모든 비극은 본인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믿고 있다.
그의 유일한 희망은 재활이 아닌 만화 그리기였다.
이미 재활은 어렵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재능을 키워 나가고 있었다.
코믹스 행사장에 참여하여 본인의 그림을 누군가가 인정해주기만을 바라며 하루 하루 허리통증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또한 그러한 그의 옆에서 친구로 남아 있는, 소아마비 장애가 있는 친구는 수시로 방향제(향수?)를 몸에 뿌리면서 언젠가는 여자를 만날 때 이 것들이 도움이 될 거라며 주인공과 같이 생활하고 있다.

나는 청부살인 또는 액션보다는 위의 두 사람이 가장 주축이 되는 스토리라고 본다.
(물론 영화 내내 핵심은 전직 소방관인 그 사람이 메인이며, 위의 둘은 그 사람 곁에서 살인 보조역할만 담당하고 있는 건 함정)

영화를 보는 내내 접하게 되는 장애인으로서 겪게 되는 언어폭력과 무시 또는  사랑의 실연과 가난, 경제활동의 어려움 등의 현실들을 여실히 느낄 수가 있었다.

사실 청부살인업을 하게 된 계기도 장애인으로서 경제활동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서 선택한 일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다고 이 일이 정당화되는 건 아니고 단순히 영화속의 설정일 다름)

영화 내내 느끼는 건 쿨내나는 액션코미디라기 보다는, 장애인의 시각으로 보는 세상살아가기의 힘든 과정을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물론 총도 쏘고 때리기도 하고 피도 흘리고 운전도 과격하게 몰기도 하지만 와~! 액션 화려하네! 라는 생각보다는 세상 살아가기가 참 힘드네..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영화속에서 나름 기억에 남는 컨셉은 아래와 같다. 질문을 먼저 던져본다.
장애를 가지고 일반인과 대적하기 위해 일반인의 빠른 손과 빠른 다리보다 더 빠른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총이다.


신체에 장애가 없는 일반인의 기준으로 돌아가고 있는 시스템을 단번에 뒤집기 위해서 그는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인정하고 총으로 그 시스템을 과감히 뒤집는 것이다.
그 결과 전직 소방관인 주인공은 장애인을 무시하던 갱단들을 단번에 총으로 해치운다.
다리가 불편하다고 장애인을 무시하지 말 것. 그 무시를 무시하지 못하게 처절한 결과로 보여줄 것이다.
그만큼 움직임의 자유를 속박 받는 장애인에게 이 영화를 통해서 반전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그림을 그리는 다른 주인공에게 있어서 전직 소방관인 주인공은 영웅 그 이상의 존재인 것이다.
(영화 마지막에는 소소한 반전이 있지만 영화를 관람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없음)


ㅁ Bad Point : -☆☆

 

수박은 여름의 대표 과일이다.
시원하고 달콤한 수박을 먹지 않은 여름은 상상할 수가 없다.
그런데 만약 누가 수박이라는 과일에 대해서 씨라는 것 자체가 없는 과일이라고 설명하면 어떨까.
(물론 씨없는 수박이 있긴 하지만 그건 논외로 하고)
수박이라는 과일이 씨가 원래 없다고 설명도 하고 홍보도 했는데
막상 수박을 접하면 씨가 가득하다는 걸 알게 된다.
그 때 일반인이 느끼기에는 이렇게 씨많은 과일은 처음 봤다면서 도저히 씨를 일일이 빼기 힘들어서 안먹겠다고 배신감을 느끼면서 배척하게 된다.
물론 마트에 수박 판매량도 당연히 급감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의 우리는 안다. 원래 수박이란 씨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맛있는 과일이라는 것을.

 

서론이 길었다.
이 영화는 코미디 영화가 아닌 것도 확실하고,
상상이상의 쿨내나는 액션코미디가 오지도 않는 것도 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충분히 제대로 관람할 수 있음에도 처음 홍보하는 그 컨셉으로 인해 오해를 하게 된다.
  ‘아니? 코미디라면서? 아니? 상상이상의 쿨내가 난다면서?’
사람이 처음 사물을 접할 때의 첫인상의 오해가 얼마나 크게 사물에 대한 평가를 좌우하는지 알게 된다.
큰 기대감으로 큰 실망감을 불러올 바에야 솔직한 기대감으로 솔직한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건 어떨까.
필자 또한 코미디라는 기대감으로 이 영화를 접하고 코미디가 없음을 알고 배드포인트 마이너스별을 추가하게 된다.


ㅁ 마무리

필자는 대학교 때 봉사동아리활동으로 어린 장애우와도 같이 활동하고 보육원에도 많이 방문하였지만
현 시대를 같이 살고 있는 동안 장애를 가진 분들과 여러 다양한 일상생활을 같이 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편의점에서도 보지 못했고, 영화관에서도 보지 못했고, 대형마트에서도 보지 못했고, 호프집, 클럽, 목욕탕에서도 보지 못했다.
그 분들은 본인이 대학생 때 다 함께 했던 분들인데 본인이 더 나이가 들고 그 분들도 나이가 들었을 텐데 일상생활에서는 뵐 수가 없다.
이런 영화를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
모두 집안에서만 생활하고 계신 걸까..

이 영화는 장애가 있음에도 꿈을 잃지 말고 희망을 향해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장애가 있지만 만화가를 꿈꾸는 젊은이의 꿈이 현실이 되길 간절히 빌어본다.

이번에도 영화 관람 후 나름 스스로 만든 교훈 한마디로 마무리할까 한다.


  ‘신체의 장애가 상상의 장애까지 막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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