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대학생때 썼던 글인데,
지금 보니 요즘의 대학교 분위기와는 현저히 다른 듯 하네요.
요즘 분위기를 반영하지 못한 점은 양해바랍니다.
안녕하십니까. 우리 대학생 여러분.
오늘도 산업의 놀음꾼이 되어 퇴얕볕 내리는 휴게실에서 이름 모를 간식을 먹느랴 수고 많으십니다. 자꾸만 좁아져만 가는 용돈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책값을 아끼지만 결국 모든 걸 술로 바치시느랴 많은 회의를 느끼시리라 생각됩니다. 아무쪼록 오늘도 좋은 술자리 참석하시길 빕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전번에 저의 비꼬기 논단에서 쓰레기 논조에 관해 X X 대학생 무작위 100명에 대한 조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 결과가 수집되었습니다. 주변에 쉽게 마주칠 수 있는 반가운 쓰레기들에 대한 출처 조사와 과연 어떤 분들이 이런 선행을 하시는지에 대한 밀착조사를 몇 일간 실시하였으며 그에 대한 짤막한 결과를 여러분들께 보여드리고자 하는 바입니다.
쓰레기와 관련된 조사는 각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비공개로 조사하였으나 이런 좋은 일을 하고도 왜 이름이 실릴 수 없냐고 항의하는 몇몇 사람들은 나중에 따로 공개하도록 하였습니다.
첫번째로, 대학생들이 바닥에 즐겨 버리는 쓰레기의 종류에 대한 조사를 하였습니다.
1위 : 담배꽁초 (22.8%)
2위 : 종이류 (18.4%)
3위 : 종이컵 (15.2%)
4위 : 음료수캔 (6.6%)
5위 : 휴지 (12.3%)
6위 : 과자봉지 (17.2%)
7위 : 기타 (7.5%)
여전히 담배꽁초가 1위로 올라섰고 그 뒤를 잇는 종이류가 담배꽁초를 위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의 판도를 뒤엎고 과자봉지가 신세대의 취향에 맞게 상위층을 향해 다가서고 있습니다. 예전의 비해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음료수캔은 규모의 방대화로 인해 버리기에 아깝다는 인상을 남겨주는 것 같습니다. 음료수회사는 제품을 생산할 시 내용물에 대한 충실도 뿐만 아니라 디자인에도 더욱 더 신경을 써야 할 듯 싶습니다.
종이컵의 경우에는 예전의 2위 자리를 박탈당한 채 하위에서 맴돌고 있는데 그것은 고학번들의 건전한 대학문화인 컵차기 문화가 저학번들에게 전파되지 못한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해 종이컵의 소요가 상대적으로 감소한 이유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담배꽁초가 1위에서 2위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은 이 안타까운 현상에 대해선 학교 당국의 무차별적 금연지역 선포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로 인하여 담배꽁초를 버릴 권리를 박탈당한 학생들은 상하 이동 쓰레기장인 엘리베이터안 구석진 곳에 항의의 표시로 담배꽁초를 끼워놓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준비하고 있지 않는 무책임한 학교의 처사로 인해 더 넓은 공간에서 쾌적하게 담배꽁초를 튕겨 버릴 수 있는 권리가 어느 정도 축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 기타에는 아무거나 손에 쥔 것은 가리지 않는다는 응답과 종이를 갈기 갈기 찢어 하나씩 버리는 걸 좋아한다는 개성적인 응답도 있었습니다. 역시 신세대다운 생각입니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설문지를 받자마자 구겨서 바닥에 던져버리는 선행을 직접 행하는 바람에 설문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분의 설문자료는 구할 수 없었지만 설문을 하는 순간에 일어난, 미소가 절로 퍼지는 선행으로 인해 설문시간이 무척 흐뭇했습니다.
별도로, 어떤 학생은 기타를 버려서 기타를 체크했다는 울지못할 저능수준을 보여줬습니다만 그래도 선행에는 차별이 없습니다.
두 번째로,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릴 수 있게 된 그 계기에 대해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1위 : 무의식적으로 (47.7%)
2위 : 쓰레기는 바닥에 버리는 거니까 (32.1%)
3위 : 주위 추천 (10.5%)
4위 : 휴지통이 없어서 (5.2%)
5위 : 기타 (4.5%)
역시 요즘 학생들은 무의식적으로 선행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특별한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옛말에도 나이가 들면 어떤 행함에도 부자연스럽지 않고 도덕에 어긋남이 없다는 바로 그 경지에 오른 듯 보입니다.
그리고 옳은 일에 대해 떳떳하게 그러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많은 학생들의 용기에 또한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전체의 10.5%는 주위에서 선행을 베풀어라는 덕담으로 실천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예부터 덕담은 서로 건네면서 도와주는 거라는 선조의 말씀을 아직까지도 신세대들에게까지 고이 남겨져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휴지통이 없다는 것은 물론 역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정부당국의 무책임한 쓰레기통 배치로 곳곳에 유혹지대의 쓰레기통이 널려 있음으로 학생들이 쉽게 유혹당하여 자칫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릴 수 있으나 우리의 학생들은 힘겹게 마다하며 올곧게 바닥에 버릴 수 있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학교 곳곳에 쓰레기를 치우시는 아주머니에 대한 인식을 조사해보았습니다.
1위 : 관심없음 (52.4%)
2위 : 식당아주머니요? (22.1%)
3위 : 직업인 (17.7%)
4위 : 기타 (7.8%)
높은 비율인 52.4%로 관심없음이 선정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점심을 배부르게 먹은 후 맛있는 과자와 음료수로 끼니를 연명하는 불쌍한 학생들에게 인생은 참으로 고달프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의실에서 어제 술마시느랴 못다한 잠을 청하는 고달픈 인생의 학생들에게 학업은 그만큼 더많은 힘이 들리라 생각됩니다. 자신의 일에 대해서 너무도 많은 고민을 하느랴 주위에는 조금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미래의 놀음역꾼인 되실 여러분들의 권투를 빕니다.
두 번째 응답 또한 자신의 인생이 고달프기 때문에 식당아주머니와 혼돈을 일으키는 안쓰러운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하루 빨리 학교 당국에서는 전체 학생들에 대한 의무적 정기검진 계획이 세워졌으면 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몇몇 경영대 학생들은 우리들이 바닥에 쓰레기를 버리는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짐으로 사회에 일념하는 양성적 기능을 한다는 경영대다운 발언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어떤 학생들은 자신의 소중한 정보가 아주머니로 인해 유출되지 않을까 하는 정보화 시대의 정보 보안에 대한 투철한 의식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짤막하다면 짤막한 비꼬기 논단에서의 쓰레기 논조에 대한 얘기를 하였습니다. 이렇게까지 비꼬아 말하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에 대해 땅을 치고 목놓아 한탄하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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